노인요양원에 계신 집사님을 뵈러 양주에 다녀왔습니다.
항상 멋을 아는 분이셨는데 머리를 사내아이처럼 짧게 자르시고 계신모습이 왠지 낯설어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그러나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며 위로와 평안을 느꼈습니다.
많은 분들과 함께 지내시는데 그곳에서도 다툼이 많다고 합니다.
“그럴 때면 살짝 나와 의자에 앉아 있다가 가요. 저 의자가 제 의자예요.”
복도 한쪽에 있는 의자를 가리키며 말씀해주십니다.
서로를 의지하며 지내면서도 다툼이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그곳에서 지혜롭게 처신하시는 집사님이 인기도 많고 많은 분들이 의지하신다고 하십니다.
저는 교회에서 조차 다툼이 있다는 것이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사람이 모인 곳에는 어쩔 수 없이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갈등을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 그 사람의 신앙인격을 알 수 있습니다.
갈등을 잘 처리하는 가정과 공동체가 좋은 가정이요, 좋은 공동체입니다.
갈등의 요인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말 때문입니다.
말은 사람을 세우기도 하고 허물기도 합니다.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이유는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함입니다.
따뜻한 위로가 있고 풍성한 교제와 나눔이 있는 곳이 교회입니다.
그런데 저는 가끔 말로 인해 상처를 주고 다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위로가 필요한 이들이 모인 이곳에 사랑과 격려가 넘쳐나는 곳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제가 늘 습관처럼 사용하는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라는 말은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 사람을 세워주고 살리는 예수공동체를 이루어갑시다.
혹 이해가 안 되고 분노가 일어나면 살짝 나와서 기도의자에 앉아보십시오.
그 의자에서 십자가의 사랑으로 나를 안아주시는 주님의 따스함을 느껴보십시오.
십자가의 사랑으로 가득 채우고 일어나셔서 힘을 다해 사랑하며 살아갑시다.
